[웅의 리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그리고 친구

카테고리 컬쳐
작성자 정 찬 웅 에디터
작성일 2022-12-10

[웅의 리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너의 인생을 산산조각 내줄게, 우리는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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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진짜 믿을 만한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성공한 거지.”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그리고 당신은 그럴 만한 친구가 있는가? 친구란 무엇인가. 심심할 때 같이 카페 가는 존재? 힘들 때 맥주 한잔하는 존재?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을 들어주는 존재?

형사록에서의 친구는 의아하기 짝이 없다. 발신번호표시제한의 전화가 택록(이성민 분)에게 계속해서 걸려 온다.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께름칙한 노래를 부르는 발신자는 자신이 ‘친구’라고 얘기한다. 이상하게도 친구는 택록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의 현재 모습, 주변 환경, 심지어 그의 지나온 과거까지도.

 

'형사록' 스틸. 사진=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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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택록의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둘 앗아간다. 누명을 뒤집어쓴 채 친구의 협박에 휘말리게 된 택록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친구와의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게임의 내용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설명만이 남겨진 채, 친구와 택록의 서로 얽히고설키는, 형사록의 거대한 서사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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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록은 자신을 위협하는, 누군지도 모르는 악랄한 그 사람을 전화번호부에 ‘끝까지간다’로 저장하려다, 잠깐의 망설임 뒤에 결국 ‘친구’라는 이름으로 저장한다. 그 찰나의 순간 그의 망설임은 친구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시청자에게 묵직하게 던진다. 그가 자행한 기괴하고 악랄한 짓들에도 불구하고 그를 결국 친구로 받아들이기로 한 택록의 결정은, 친구를 통해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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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더 나아가, 우리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우리 인생에서의 유일한 친구는 결국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아닐까. 형사록을 보며 각자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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