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말 못 하는 물고기(Leonie Singt – Stummer Fisch)’
10분 이내 짧은 영상 ‘숏폼(Short Form)’을 즐긴다면 알고리즘이 선별해 준 비슷비슷하고, 자극적인 영상에 피곤함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당신을 새로운 ’숏폼‘의 세계로 안내해 줄 축제가 있다. 바로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숏폼’ 축제, 제14회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SESIFF, 이하 초단편영화제)가 그 주인공이다. 영등포 CGV 및 영등포구 일대에서 23일까지 열리는 초단편영화제에는 틱톡·유튜브 등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실험적이고 쿨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지난 18일 오후 6시, ‘2022 제14회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가 개막했다. 이번 영화제 개막식은 가수 겸 배우 바다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막작으로는 바다의 첫 영화배우 데뷔작인 ‘최악의 상상’(감독 임주형), 배우 오광록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파더 리브레’(감독 우주현) 등이 선보였다. 또한 싱어송라이터 가수 안예은이 축하공연으로 영화제를 찾아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올해 초단편영화제에는 총 263편의 영화가 상영 중이다. 5분 이내 초단편영화와 15분 이내 단편영화는 영등포 CGV에서 만날 수 있다. 상영 시간은 영화제 홈페이지(www.sesiff.org)에서 확인 가능하다. 특히 모바일로 보기 편안한 작품을 선보이는 ‘모바일 스틸로’ 섹션의 작품들은 홈페이지 내 온라인 상영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짧은 이야기지만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

영화 ‘격리지감(My Quarantine)’
90초 이내 초단편영화는 지난달 28일부터 지하철 1~4호선 디지털 종합안내도와 5~8호선 행선 안내기, 지하철 공간, 해외 지하철 등에서 상영되고 있다. 90초 내외라는 짧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주제를 지닌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영화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놀이터, 안양천 등 주민들의 생활공간 및 쉼터에도 이동식 영화관을 마련하기도 했다.

영화 ‘뜻밖의 손님(Sharing on the table)’
올해는 특히 대한민국-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과 공동으로 오스트리아 특별전과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다. 마스터 클래스 특별전에서는 유럽 영화계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인 ‘마그달레나 흐미엘레프스카 감독의 ‘자장가(Lullaby)’(2022)를 비롯한 총 4편의 작품을 다룬다.

영화 ‘물레위의 마가레트(Margarete at the Spinning wheel)’
시상식은 영화제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7시에 영등포 CGV에서 열린다. 시상식에서는 초단편 국제 및 국내 경쟁, 초단편영화 아카데미, 구민 심사단 등 17개 부문, 19개 작품을 시상할 예정이다.

영화 ‘마르티(Mart?)’
INTERVIEW
배우 오광록 “영화가 소설이라면, 단편 영화는 한 편의 시죠”
서울영등포초단편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며, 개막작에 배우로 참여하기도 했다. 초단편영화제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초단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지 10년이 됐다. 제4회 영화제 때 ‘자작시를 초단편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아 개막작 ‘연보라빛 새(A Pale Purple Bird)’를 연출했었다. 당시 현대무용을 좋아해서 현대무용 댄스 필름에 도전했는데, 그 과정에서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영화제의 취지에 매우 공감하게 됐다. 이후 영화제와 함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흔쾌히 승낙했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능 기부로 참여한 개막작 <파더 리브레>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10분 이내의 초단편영화라 간단한 소개 자체가 스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 아빠 재용이 사는 집에 딸 해빈이 찾아왔다가 원피스를 입은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영화다.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 재용으로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

영화 ‘파더 리브레’ still cut
오랜만에 초단편 영화에 출연했다. 장편 영화가 아닌 단편 영화만의 매력을 꼽자면?
영화가 ‘소설’에 가깝다면, 단편영화는 한 편의 ‘시’와 닮았다. 러닝타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상징성이나 메타포, 함축적 표현들이 영상 곳곳에 채워진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단편 영화들이 ‘꽃’처럼 피어나야, 커다란 ‘정원’과 같은 큰 영화들도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단편 영화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초단편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무리 잘 씨를 뿌리고, 정성껏 길러낸 ‘꽃’이라고 해도, 관객과 만나지 못하면 결국 꽃봉오리를 피어낼 수 없다. 관객과 영화가 만날 접점을 계속 넓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제를 찾아주신 관객 한 분 한 분이 소중하고,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초단편영화제를 통해 젊은 신예 감독들이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펼치고, 관객과 소통할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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