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거장이 10년 만에 내놓은 마지막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로 10년 만에 돌아온다. 올해 나이가 81세인 만큼 미야자키 감독의 마지막 장편 애니메이션이 될 거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이 더욱 애틋하다. 개봉 예정일은 내년 7월 14일이다.
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떤 작품?
애니메이션 제목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일본 아동 문학가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 제목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요시노 겐자부로는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으로 일본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감독이 소년 시절 감명 깊게 읽었다는 이 소설은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팽배하던 1937년에 출간돼 오랫동안 금서로 족쇄가 채워졌으나,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널리 읽히고 있는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이다.
소설 속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코페르는 이상과 현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와의 우정, 영웅에 대한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비겁함, 왕따와 학교폭력 등의 문제와 마주하며 성장통을 겪는다. 원작 소설은 코페르의 방황 그리고 성장에 관한 내용이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미야자키 감독이 새롭게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작 발표 기자회견을 연 일본 영화사 도호의 이치카와 미나미 이사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젊은 판타지 작품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진짜 은퇴작 될까
장편 애니메이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감독이 2013년 은퇴를 선언한 후, 2017년 이를 번복하고 내어놓는 신작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1997년에도 ‘모노노케 히메’를 발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은퇴를 철회했다. 그리고 4년 후인 2001년에 21세기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세상에 내놓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금곰상, 2003년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미야자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기자회견에서도 더 이상의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은 무리라고 말했으나, 5년 뒤 <벼랑 위의 포뇨>를 공개했다. 당시에도 <벼랑 위의 포뇨>가 마지막 장편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마루 밑 아리에티> <코쿠리코 언덕에서> 등의 작품으로 계속 팬들과 만났다. 2013년에도 <바람이 분다>를 공식 은퇴작으로 공개했으나, 2017년 다시 복귀 소식을 알렸고, 10년 만에 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나오게 됐다. 은퇴는 계속 번복해도 좋으니, 10년 뒤에도 미야자키 감독의 신작을 만났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1978년 TV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했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1984),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붉은돼지>(199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6) 등 유수의 명작들이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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