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장으로 관객들을 다시 불러 모은 그 뜨거웠던 영화 ‘오펜하이머’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제치고 당당히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새로운 영화가 있다. 바로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잠’
침대에 퀭한 눈으로 누워있는 이선균과 그 뒤 무표정하게 서 있는 정유미는 이 영화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잠’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주며 우리를 극장으로 오라고 응시하는 듯하다.
이 영화를 만든 유재선 감독은 이제 막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인 감독이지만, 훅미업과는 어느덧 두 번째 만남이다.
묵직하고 이상했다. 무언가 큰일을 낼 것 같았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 인터뷰에서 드러냈던 자신의 영화에 대한 철학과 태도를 완벽하게 입증해 낸 영화 ‘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INTERVIEW
영화 ‘잠’ 유재선 감독
“저는 감독님 칸 가실 줄 알았다니까요!”
훅미업 찬웅 크루의 유쾌한 인사말로 시작된 인터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스토리와 베테랑 배우 정유미 & 이선균의 명품 연기, 그리고 당찬 패기의 뉴페이스 감독 유재선이 앙상블을 이뤄 데뷔작부터 칸에 갈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를 만들어 냈다.
MZ 대학생이 묻고 괴물 신인 유재선 감독이 답하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진솔한 이야기들.
– 감독 데뷔 축하드려요. 모두에게 영화감독은 엄청 멋지게 그려지는 직업인데, 실제로 되어 보니 정말 솔직하게 어떠세요?
솔직히 전 영화감독이 멋지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어요. 누군가에게는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보면 오히려 힘든 점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게 사실이니까요.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전 영화를 만들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고,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 시나리오를 직접 쓰셨다고. 어떻게 써 내려가신 거예요?
소재를 잡고 난 다음에는 고민 안 하고 일단 계속 써 내려갔어요. 그러다 보니 그때 당시 제 인생의 화두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되더라고요. 제 이야기가 더해진다는 생각이 드니 너무 즐거워졌고, 그 이후로는 한 호흡에 써버린 것 같아요.
– 가장 공들인 씬이 있나요?
오프닝 씬이 떠오르네요. 제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바랐던 건 관객분들이 단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는데, 그 바람의 집약체가 오프닝 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보통 영화관에 지각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잠은 그러시면 안 됩니다.(웃음)
– 저희 같은 MZ세대가 영화 ‘잠’을 왜 봐야 하는지 어필해 주세요.
사실 저도 막바지긴 하지만 MZ세대거든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공감대도 더 잘 형성될 것 같고요.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더 보고 싶고 흥미로울지를 MZ세대 감독이 정말 많이 고민한 영화이기 때문에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어떤 마음가짐으로 봐야 할까요?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스포일러도 없이, 심지어 뭘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영화관에 오셔서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영화감독 유재선’ 했을 때 사람들이 뭘 떠올렸으면 좋겠나요?
영화 ‘잠’의 감독이라고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고, 그 사람 영화는 재밌을 테니까 놓치지 않고 보러 가고 싶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더 재밌는 이야기들은 인터뷰 영상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