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고물가 시대. 천원 한 장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요즘 천원이면 삼각김밥조차 매몰차게 고개를 돌린다. 그나마 가능한 거라곤 짜장면 곱빼기로 업그레이드 정도. 천원으로 끼니를 해결하겠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인 세상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이 손을 내미는 이가 있으니, 바로 ‘천원 학식’.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 단돈 천원이다. 천원만 내면 볼록 나온 배를 두드리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니. 뷔페 뺨치는 알찬 메뉴 구성까지. 천원 학식은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최근 유례 없이 치솟는 물가 때문에 특히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에디터가 재학 중인 고려대학교 캠퍼스의 아침 역시 천원 학식으로 뜨겁다. 이를 직접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본 에디터와 함께 천원 학식의 모든 것을 톺아보자.
천원 학식, 그게 뭔데?
천원 학식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바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 덕분.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밥을 1천 원에 제공하는 사업.
농식품부와 대학이 함께 지원하는 사업으로, 목표는 젊은 층의 아침식사 습관화와 쌀 소비문화 확산!
올해는 41개의 대학교가 참여한다고 한다.
천원 학식 in 고려대
에디터의 모교인 고려대학교의 천원 학식을 알아보자. Follow me!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곳. 롯데월드가 아닌 고려대학교 학생회관이다.
3월 20일부터 시행됐으며, 운영 시간은 08:00~09:30. 가장 놀라운 것은 가성비의 천원 학식을 학기 중 ‘매일’ 먹을 수 있다는 점.
학부/대학원 재학생과 휴학생만 이용할 수 있다. 학생증 지참은 필수!
자 그럼, 지금부터 천원이라 하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의 음식들을 소개한다. 보다가 침 흐를 수 있으니 주의.
뷔페 부럽지 않은 메뉴들의 연속. 내일은 어떤 메뉴가 나올지 기대하다 보면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면 오산. 대표 밥도둑, 영롱한 계란 후라이까지.
다만, 직접 조리해야 하니 집에서 계란 깨는 연습 정도는 하고 와야 한다.
아직도 안 끝났다. 토스트와 탄산음료까지 즐길 수 있다. 후식까지 책임져 주는 천원 학식 폼, 그야말로 미쳤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 게 단돈 천원이다. 우린 이미 행복한 것 아닐까?
천원 학식, 어떻게 생각하세요?
천원 학식을 먹고 나온 고대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오늘 처음 천원 학식을 먹어본 간호학과 23학번 김나영(21) 학생의 생생한 후기부터.
“학교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정보를 얻고 오늘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고 퀄리티도 좋아서 놀랐어요. 밥도 따뜻하고 재료도 싱싱하더라고요. 가장 큰 장점은 자율 배식이라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다는 점, 후식으로 계란 후라이랑 토스트까지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웬만한 뷔페 안 부러워요! 제가 기숙사에 살아서 밥을 사 먹으려면 식비가 많이 부담됐는데, 천원 학식 덕분에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너비아니 메뉴를 가장 맛있게 먹었다는 미디어학부 20학번 김동완(23)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꼬박 먹습니다. 오전 수업이 있을 때 미리 나와서 농구 한판 하고 학식을 먹곤 하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요새 물가가 너무 올라서 밥 한 끼에 거의 만 원씩 하잖아요. 기존 학식도 5,000~6,000원 정도로 싼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천원 학식이면 정말 말 다 한 거죠. 또, 안암 주변에 일찍 문 여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 아침을 해결하기 애매하거든요. 이런 걸 다 고려해 봤을 때 천원 학식은 정말 좋은 정책인 것 같습니다.”
천원 학식 덕분에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는 사학과 21학번 김민서(22) 학생.
“우선 가격이랑 든든한 양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서 좋아요. 음식을 사 먹으면 보통 반찬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근데 천원 학식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영양가 있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해요. 또, 천원 학식 덕분에 제 생활 패턴이 바뀌었어요. 이걸 먹으려고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일어나게 되고, 부지런해졌거든요. 여러모로 천원 학식에게 참 고맙네요.(웃음)”
인터뷰에 응해준 이들 이외에도 많은 학생들은 천원 학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진심 어린 감동까지 느끼고 있다. 대학생들의 든든한 하루의 시작을 가능케 해주는 천원 학식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했던 너무나도 따뜻한 정책이 아닐까.
오늘의 결론
대학생들의 지갑과 건강을 모두 지켜주는 천원 학식.
특히 많은 학생들이 거르게 되는 아침밥을 값싸게 제공해 주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이 좋은 취지의 정책은 현재 고려대학교 이외의 많은 학교에서 시행 중이며,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천원 학식이 더 많은 캠퍼스의 아침을 환하게 비춰주기를!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천원 학식.
만약 아직 먹어보지 않았다면, 어서 즐기러 가보자.
*인터뷰에 응해준 고려대학교 학생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