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의 리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너의 인생을 산산조각 내줄게, 우리는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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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진짜 믿을 만한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성공한 거지.”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그리고 당신은 그럴 만한 친구가 있는가? 친구란 무엇인가. 심심할 때 같이 카페 가는 존재? 힘들 때 맥주 한잔하는 존재?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을 들어주는 존재?
형사록에서의 친구는 의아하기 짝이 없다. 발신번호표시제한의 전화가 택록(이성민 분)에게 계속해서 걸려 온다.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께름칙한 노래를 부르는 발신자는 자신이 ‘친구’라고 얘기한다. 이상하게도 친구는 택록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의 현재 모습, 주변 환경, 심지어 그의 지나온 과거까지도.
그리고는 택록의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둘 앗아간다. 누명을 뒤집어쓴 채 친구의 협박에 휘말리게 된 택록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친구와의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게임의 내용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설명만이 남겨진 채, 친구와 택록의 서로 얽히고설키는, 형사록의 거대한 서사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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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록은 자신을 위협하는, 누군지도 모르는 악랄한 그 사람을 전화번호부에 ‘끝까지간다’로 저장하려다, 잠깐의 망설임 뒤에 결국 ‘친구’라는 이름으로 저장한다. 그 찰나의 순간 그의 망설임은 친구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시청자에게 묵직하게 던진다. 그가 자행한 기괴하고 악랄한 짓들에도 불구하고 그를 결국 친구로 받아들이기로 한 택록의 결정은, 친구를 통해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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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더 나아가, 우리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우리 인생에서의 유일한 친구는 결국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아닐까. 형사록을 보며 각자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