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연기 인생 함축한 다섯 글자는?

카테고리 컬쳐
작성자 hookmeup
작성일 2022-12-18

 

김혜자 에세이집 ‘생에 감사해’ 22일 출간

60년 연기 인생 함축한 다섯 글자는?

 

김혜자

@suobooks

 

국민 배우 김혜자가 자신의 60년 연기 인생을 기록한 에세이 ‘생에 감사해’를 오는 22일 출간한다. 그녀의 연기 인생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자, 연기 활동 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국민 배우의 내밀한 고백이 담긴 자서전이다. 연기와 인생에 대한 대배우의 깊고 풍부한 성찰이 뭉클하게 가슴을 울린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연기자로 살아오면서 몰입의 순간들을 많이 가진 것입니다. 어떤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반쯤은 몽유병자처럼 흉내만 내면서 살아가는 나를 잘 아시는 신이 내가 몰입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작품들을 내 앞에 가져다주셨습니다. 그러면 흐릿한 불씨처럼 존재하던 나는 뜨거운 불로 타오를 수 있었습니다.

– ‘생에 감사해’ 23쪽 중에서

 

이 책은 회고록이 아니라 김혜자 배우 본인이 자신의 연기 세계와 인생을 추적한, 글로 쓴 한 편의 영화에 가깝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를 꿈꿨던 김혜자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62년 KBS 공채 탤런트 1기에 합격했으나, 자신의 연기에 실망해 이내 그만두기도 했다. 이후 결혼해 첫아이를 낳았으나 연기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고, 결국 스물일곱 살 때 연극으로 다시 배우의 길로 들어서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김혜자2

영화 <마더>, movie.naver.com

 

책에서 김혜자는 연기가 직업이 아니라 삶이었다고 회고한다. 그간 출연한 드라마만 100여 편. <전원일기>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장미와 콩나물> <디어 마이 프렌즈> <눈이 부시게> <우리들의 블루스> 등 대표작을 모두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김혜자 배우는 연극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 <사할린스크의 하늘과 땅> <19 그리고 80> <셜리 발렌타인>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의 주인공으로도 열연했다. 출연 영화로는 <만추> <마요네즈> <마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있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1966년 제2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연기상을 시작으로 MBC 연기대상, KBS 연기대상, 마닐라 국제영화제, 부일영화상, LA 비평가협회상 등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 4차례, 여자최우수연기상 4차례를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픈 오스카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게 아닙니다. 몸이 성한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매일 처음 보는 것처럼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낭비할 때가 많습니다. 며칠을 살더라도 얼마만큼 가득 차게 사는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삶은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생에 감사해’ 240쪽 중에서

 

한편, 배우 김혜자는 2004년에 첫 번째 에세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출간한 바 있다. 10여 개 아프리카 빈곤국에서의 봉사 경험과 감회를 기록한 에세이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화제가 됐다. 당시 배우 김혜자는 인세 전액을 포함해 총 2억 4000만 원의 후원금을 월드비전에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