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독서?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 해, 서울대 소비자트렌드 분석센터가 뽑은 10개의 키워드 중 하나는 ‘헬시 플레저’.
즐겁게 건강을 가꾼다는 의미로 식단, 수면, 생활 전반에 있어 ‘즐거움’은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필라테스, 크로스핏 등 새로운 운동을 도전해보고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 몇 달간 식단과 체중관리에 돌입한다. 영양이 풍부한 간편식으로 가볍고 건강하게 식사를 챙긴다. 이젠 스마트워치와 에어팟이 없으면 런닝을 못 할 것 같은 수준. 아, 맞다. 운동 후엔 ‘#오운완’과 프로틴 쉐이크도.
여기 책방 한 곳이 있다. 건강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웬 책방이냐고?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는 ‘헬시플레저’를 독서에도 옮겨놓은 곳이 있다. 한옥으로 지어진 이 공간에서라면 책도, 커피도, 마음도 모두 ‘건강’과 함께 할 수 있다.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책방 ‘일일호일’ 책방지기님과 건강, 독서, 책방 운영 전반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책방 ‘일일호일’을 묻다]
– 안녕하세요. 책방 ‘일일호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 네, 안녕하세요. 책방 ‘일일호일’의 책방지기입니다. 일일호일(日日好日)은 ‘매일매일 건강한 하루’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2021년 1월 2일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건강 책방입니다.
– 책방이 종로구에 자리 잡고 있어요. 그 이유는?
: 종로구 서촌의 건강한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예스러움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게 이 지역의 매력입니다. 높지 않은 건물들과 한옥이 자리 잡아 고즈넉하고 운치가 있어요. 인왕산이 있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요. 또, 최근에는 골목마다 감각적인 식당이나 카페도 많이 생기고 있어요.
– 건강 책방만의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일일호일’은 100권의 건강 책과 건강 백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해 새롭고 유쾌한 생각을 제시하는 책을 큐레이팅하고 있습니다.
– ‘건강’의 정의가 다양할 것 같은데요. 정확한 의미는?
건강은 우리 삶에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맛있게 먹은 음식, 친구를 만나 즐겁게 이야기 나눈 시간, 하루 30분씩 걷는 습관 등등… 이 모든 것이 다 건강을 가꾸는 거로 생각해요. 책 속의 한 문장을 통해 사고를 확장한 것도 건강한 순간이겠네요.
– 큐레이팅하실 때 기준이 있을까요.
: 책의 분야를 신체, 정신, 사회, 동물, 환경 총 5가지로 나눕니다. 이 주제 내에서 건강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시, 소설, 만화, 에세이, 그림책 등 장르를 망라하여 큐레이팅합니다.
– 책방 홍보 방식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 주로 네이버 포스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건강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영감을 담은 책을 소개하고, 건강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건강한 공간이나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책방 소개도 당연히 하고 있고요.
– 특히 인스타그램에 다양한 글과 사진을 올리시는 것 같아요.
네, 인스타그램을 열활 중입니다.(웃음) 게시물과 스토리를 활용하여 좀 더 생생하게 책방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새로 입고된 도서, 행사 일정, 카페 메뉴 등 소소한 이야기 전부요.
–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행사가 있을까요.
다양한 사람이 모여 건강 이야기를 교류하는 모든 순간이 다 즐겁습니다.
– 한 순간을 꼽자면?
환우회와 함께 독서클럽을 운영한 기억을 꼽고 싶어요. ‘건강’을 가장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만난 순간이었어요. 그분들과 함께하면서 저희도 많이 배워갔던 것 같네요. 그럴 때마다 책방의 존재감을 다시금 느낍니다.
– 책방 운영에 대해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 잘 쌓아온 일일호일만의 분위기나 컨셉은 유지하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그런 다음에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해 볼 생각입니다. 출판사뿐만 아니라 사람들, 브랜드, 기업과 함께 건강한 협업을 펼칠 예정이에요.
[독서 라이프를 묻다]
– 책방을 주로 찾는 손님은 어떤 분들인가요.
저희 책방에 오시는 분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섞여 있는데요. 평일에는 주로 40~50대 중년 여성분들이 많이 오시고, 주말에는 서촌을 찾는 20~30대 남녀 젊은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하시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또, 책방과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들과 책을 구매하시는 손님들은 다르더라고요. 도서 구매층은 주로 40~50대 여성분이 많고, 20~30대 여성분도 꽤 계세요.
– 대학생들은 많이 찾아오나요.
아직까진 많이 찾아오시지 않는 것 같아요.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독서에 대한 여유가 많이 없는게 아닐까 싶네요.
– 책방을 운영하시면 요즘의 독서 문화가 보일 것 같아요. 그에 대한 의견은?
: 요즘 사람들은 대체로 가볍고 읽기 쉬운 책을 선호하시는 것 같아요. 외관으로도 그렇고 내용도 마찬가지고요. 정보 가득한 개론서 같은 종류보다는 에세이, 시, 그림책 등 마음에 부담 없이 펼쳐 보기 좋은 책을 주로 찾으시는 것 같아요. 예전과는 아주 다르죠.
– 이런 변화의 직접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 시기를 겪다 보니 힘들고 답답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다 보니 위생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실용서도 꽤 찾으시고요.
–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 궁금해요. 책방지기님의 팁이 있다면?
: 책방지기들도 큐레이션 감각을 잃지 않고, 발전시키기 위해 서점에 자주 가서 도서를 많이 살펴봅니다. 최소 한 달에 한 번씩은 책방지기들이 다 같이 서점 탐방을 합니다.
– 역시 자주 가보고 다양하게 느껴보는 게 중요하네요.
네, 맞아요. 신간 도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책까지 샅샅이 살펴봅니다. 다양한 장르를 찾아보고, 각자 고른 도서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음, 이건 책방 일을 하면서 터득한 팁인데, 책의 표지만 보고 섣부르게 고르지 않으셨으면 해요. 가끔 저도 표지가 너무 예쁘고 눈에 띄어서 골랐는데 내용은 기대 이하인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꼭! 목차와 내용을 훑어보고 결정합니다.
– 책방지기님의 독서량이 궁금해요.
책방지기마다 다르겠지만 평균 한 달에 한두 권 정도는 읽고 있습니다. 많이 읽으면 3-4권도 읽는 것 같아요.
– 역시군요. 독서 방법도 궁금해요.
저는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치고 메모하며 읽어요. 책방지기로서 좋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적는 게 습관이 됐어요.
– 인생 책을 뽑아주신다면?
인생 책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네요.(웃음) 괜찮은 책 두 권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입니다. 책방에 오시는 손님들도 주로 따뜻하고 힐링을 전하는 책을 많이 찾으시는데 저도 비슷합니다.
– 마지막 한마디?
소소한 일상 속 건강한 나날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책방 ‘일일호일’은 다양하고 새로운 건강과 독서 경험을 경험할 수 있는 온, 오프라인 공간이니, 이곳에서 건강한 하루를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과 독서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해주는 책방 ‘일일호일’
한가한 이번 주말엔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